케이팝 아이돌산업 구조에는 여러 사회문제와 정체성에 따른 억압과 차별이 존재하며, 그에 따른 공동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제 대부분의 케이팝 아이돌산업 당사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정리하고 있는 사회적 정체성 14가지(인종, 민족,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나이, 지역, 종교, 가족, 학력과 학벌, 소득과 경제력, 외모, 질병, 장애)를 비롯해 기후위기나 종차별 같은 다양한 의제는 케이팝 아이돌산업과 떼어 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음에도 실질적인 변화나 대안, 움직임-행동의 가시화**는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팬덤 내에서는 개인 단위로 산업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보다 활발해지기는 했으나, 이 의견을 취합하는 (흔히 '총대'라고 불리는) 주체는 적거나 없다. 또, 누군가 어떤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이에 반박하거나 문제제기를 한 개인을 향해 비난이나 비판이 이어지는 식으로 의견이 집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를 테면, 오래 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산업 계의 난제인 '아이돌의 연애, 결혼'에 대해서는 팬덤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고 있다.
1) 트위터 계정 A가, "아이돌 B는 현재 C와 비밀연애 중"이라는 이야기를 불분명한/불명확한 증거와 함께 제시한다.
2) 트위터 유저들은 A의 글을 리트윗/인용하며 확산한다.
3) 그 과정에서 팬 이탈, B와 C에 대한 비방, B와 C를 비방하는 데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이어진다.
4) 2~3의 과정이 최소 며칠 이상 반복된다.
이 흐름 안에서도 이미 다양한 억압과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1)의 과정에서 A가 "비밀연애"의 증거로 제시하는 사진, 영상, 녹음 파일은 편집, 가공된 허위 자료다. 또한, 그것이 허위가 아닌 경우라면 A 또는 B의 개인 소셜미디어 또는 메신저 해킹이나 유출, 스토킹 등을 통해 동의 없이 얻어 무단으로 배포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한다. 3)에서는 B와 C에게 성별, 나이, 외모, 소득과 경제력을 포함한 사회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비방 여론이 형성되며, C가 연예인이든 아니든(연예 산업 종사자여도 연예인/아이돌/모델 등이 아니라면 '일반인'으로 칭한다) C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직접적인 욕설을 남기기도 한다. 또, B와 C의 연애관계에 따라 발생하는 팬 이탈 및 직접적인 비방을 두고 '팬덤 내'에서 연령과 관련한 차별이 다수 발생한다. 예컨대, "예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새로운 팬) 유입이 많아지며 팬덤 연령대가 어려진 게 느껴진다"는 식으로 말이다. 타인의 관계와 관계의 당사자들에게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개인의 연령 또는 성별, 성적지향과 연결 짓는 일은 또다른 차별을 불러오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 케이팝 아이돌산업의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말했을 때 의견을 말하는 주체나 그것을 직면하는 (동일한 혹은 다른 의견을 가진) 주체는 케이팝 아이돌산업 문제의 원인을 소비자, 곧 팬덤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케이팝 아이돌산업의 문제를 유지하고 어쩌면 공고히 만드는 일에 소비자 역시 얼마간 가담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케이팝 아이돌산업이 가지는 젠더, 성소수자, 연령, 인종과 민족, 외모 등에 따른 차별과 억압의 문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 구조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인지해야만 한다. 따라서, 문제제기의 화살촉은 소비자 개개인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로 이어져야한다. 이러한 차별과 억압의 구조를 인식하지 못하면, 팬덤 내부에서 의견을 개진하며 억압을 내재화하게 되거나 수평억압을 가하게 된다. "아이돌을 좋아해 본 적도 없으면서 (아이돌 팬 당사자도 아니면서) 아이돌 산업에 말 얹는 사람들은(혹은 사람들의 의견은) 필요 없다(도움이 안 된다)"는 식의 논리 역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산업을 보다 유쾌하고 즐겁고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논리를 함께 부숴나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일을 함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팬덤'에 속해 있(고 없)다는 일종의 당사자성 보다는, 여러 정체성에 따른 교차성과 상호성에 따라 모두에게 서로가 더욱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나누며 힘을 모으는 일이 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 이때, 케이팝 아이돌산업 당사자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임직원을 포함하여 관련된 방송, 광고, 뷰티, 패션과 관련한 모든 직업/직무 종사자, 전/현직 아이돌(+아이돌 연습생), 팬덤 및 대중문화평론가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 물론 케이팝 아이돌산업 구조에 대한 기후행동을 하는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최근 2023년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3: SMCU 팰리스@광야' 시작 전 기후행동과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포럼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SM Sustainbility Forum)'을 진행한 바 있다.

케이팝 아이돌산업 구조에는 여러 사회문제와 정체성에 따른 억압과 차별이 존재하며, 그에 따른 공동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제 대부분의 케이팝 아이돌산업 당사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정리하고 있는 사회적 정체성 14가지(인종, 민족,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나이, 지역, 종교, 가족, 학력과 학벌, 소득과 경제력, 외모, 질병, 장애)를 비롯해 기후위기나 종차별 같은 다양한 의제는 케이팝 아이돌산업과 떼어 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음에도 실질적인 변화나 대안, 움직임-행동의 가시화**는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팬덤 내에서는 개인 단위로 산업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보다 활발해지기는 했으나, 이 의견을 취합하는 (흔히 '총대'라고 불리는) 주체는 적거나 없다. 또, 누군가 어떤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이에 반박하거나 문제제기를 한 개인을 향해 비난이나 비판이 이어지는 식으로 의견이 집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를 테면, 오래 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산업 계의 난제인 '아이돌의 연애, 결혼'에 대해서는 팬덤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고 있다.
1) 트위터 계정 A가, "아이돌 B는 현재 C와 비밀연애 중"이라는 이야기를 불분명한/불명확한 증거와 함께 제시한다.
2) 트위터 유저들은 A의 글을 리트윗/인용하며 확산한다.
3) 그 과정에서 팬 이탈, B와 C에 대한 비방, B와 C를 비방하는 데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이어진다.
4) 2~3의 과정이 최소 며칠 이상 반복된다.
이 흐름 안에서도 이미 다양한 억압과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1)의 과정에서 A가 "비밀연애"의 증거로 제시하는 사진, 영상, 녹음 파일은 편집, 가공된 허위 자료다. 또한, 그것이 허위가 아닌 경우라면 A 또는 B의 개인 소셜미디어 또는 메신저 해킹이나 유출, 스토킹 등을 통해 동의 없이 얻어 무단으로 배포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한다. 3)에서는 B와 C에게 성별, 나이, 외모, 소득과 경제력을 포함한 사회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비방 여론이 형성되며, C가 연예인이든 아니든(연예 산업 종사자여도 연예인/아이돌/모델 등이 아니라면 '일반인'으로 칭한다) C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직접적인 욕설을 남기기도 한다. 또, B와 C의 연애관계에 따라 발생하는 팬 이탈 및 직접적인 비방을 두고 '팬덤 내'에서 연령과 관련한 차별이 다수 발생한다. 예컨대, "예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새로운 팬) 유입이 많아지며 팬덤 연령대가 어려진 게 느껴진다"는 식으로 말이다. 타인의 관계와 관계의 당사자들에게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개인의 연령 또는 성별, 성적지향과 연결 짓는 일은 또다른 차별을 불러오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 케이팝 아이돌산업의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말했을 때 의견을 말하는 주체나 그것을 직면하는 (동일한 혹은 다른 의견을 가진) 주체는 케이팝 아이돌산업 문제의 원인을 소비자, 곧 팬덤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케이팝 아이돌산업의 문제를 유지하고 어쩌면 공고히 만드는 일에 소비자 역시 얼마간 가담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케이팝 아이돌산업이 가지는 젠더, 성소수자, 연령, 인종과 민족, 외모 등에 따른 차별과 억압의 문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 구조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인지해야만 한다. 따라서, 문제제기의 화살촉은 소비자 개개인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로 이어져야한다. 이러한 차별과 억압의 구조를 인식하지 못하면, 팬덤 내부에서 의견을 개진하며 억압을 내재화하게 되거나 수평억압을 가하게 된다. "아이돌을 좋아해 본 적도 없으면서 (아이돌 팬 당사자도 아니면서) 아이돌 산업에 말 얹는 사람들은(혹은 사람들의 의견은) 필요 없다(도움이 안 된다)"는 식의 논리 역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산업을 보다 유쾌하고 즐겁고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논리를 함께 부숴나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일을 함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팬덤'에 속해 있(고 없)다는 일종의 당사자성 보다는, 여러 정체성에 따른 교차성과 상호성에 따라 모두에게 서로가 더욱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나누며 힘을 모으는 일이 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 이때, 케이팝 아이돌산업 당사자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임직원을 포함하여 관련된 방송, 광고, 뷰티, 패션과 관련한 모든 직업/직무 종사자, 전/현직 아이돌(+아이돌 연습생), 팬덤 및 대중문화평론가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 물론 케이팝 아이돌산업 구조에 대한 기후행동을 하는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최근 2023년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3: SMCU 팰리스@광야' 시작 전 기후행동과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포럼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SM Sustainbility Forum)'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