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하세요, 저는 한나입니다. 지난번에 게재된 수세미의 활동가레터("세상의 때를 닦는 수세미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보러 가기)를 통해 언급되었던 '아이돌'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어서 글을 시작합니다. 즐겁게 읽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아이돌을 좋아한 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으면, 이제는 대답하기도 막막한 마음이 듭니다. 생각해 보면, 이제는 좋아한 지 얼마 되었냐고 묻는 사람들보다 "아직도 아이돌을 좋아"하느냐고 묻거나, "언제까지 아이돌을 좋아할 것"인지를 묻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건 한국의 아이돌(KPOP)이 청소년을 타겟팅하며 시작(?)되었기 때문이며, 여전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이 아이돌의 주 소비자층에서는 빗겨 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은 애들이나 좋아하지" 같은 편견이 공고히 되었기 때문에 하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앨범을 수 장, 수십 장, 수백 장을 사고 그것을 (그것의 일부를) 개봉하는 영상들이 유튜브에 아주 많습니다. 개봉하며 사람들은 "지구야, 미안해"하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동시에, "관리하지 않는 여돌(혹은 간혹 남돌)" 같은 식의 제목을 달고 루키즘적이며 성역할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숏츠들도 자주 업데이트 됩니다. 어떤 아이돌들은 청소년이기 때문에 심야 라디오에 출연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 합니다. 또, 어떤 청소년들-혹은 비청소년 성인 '팬'들은 앨범을 사지 않거나 음원 스트리밍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비구매덕질*")로 사이버불링을 당하기도 합니다.
청소년인권, 노동권, 연령에 따른 억압과 차별(고정관념 재생산), 기후위기, 젠더, 퀴어, 루키즘*, 인종차별, 경제 격차, 학력과 학벌에 따른 차별(아이돌 당사자를 비롯하여 아이돌 엔터 산업 내 종사자들에 모두 해당합니다.)이 아이돌 산업 내에 있습니다. 아이돌 산업은 이미 작은 사회, 국가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2015년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아이돌에 대한 성역할고정관념과 성차별, 루키즘에 대한 논의 뿐만 아니라 (2016년을 기점으로) 아이돌에 대한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도 꽤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공출목디과졸*"이라고 칭하는 아이돌(연예인)의 "사생활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었는데요. 이는 "사생*" 문제와도 이어졌지요.
최근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너의 컴백, 나의 기후행동"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홈페이지 바로 가기)이 기후위기에 따른 케이팝 산업에 대항하는 기후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케이팝포플래닛의 소갯말인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습니다."라는 말을 아주 인상적으로 느낍니다. 비교적 근래에도 아이돌 산업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마다 "그러면 결국 다 없애는 것이 맞다" 식의 결론이 자주 언급되었기 때문인데요. 사실, 그 말에도 얼마간은 동의합니다. 학력과 학벌, 엘리트 스포츠 같은 영역에서 결국은 그 "문제점의 시작"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모두 알고 있듯,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인을 명쾌하게 싹둑 잘라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상기하는 말과 행동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 한국다양성연구소와 함께하는 활동가이면서 동시에 문학 창작자입니다. 제가 어디에서든 아이돌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질문들을 종종 듣곤 합니다. 최근에는 "케이팝 산업의 문제점을 알면서 어떻게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지(지속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활동가레터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문제를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말입니다. 오랜 케이팝 팬들은 이미 케이팝의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이윤추구적이며,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서부터, 함께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포함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분명히 문제를 알고, 다양한 형태로 대항과 저항을 하면서 이 사랑을 지속하자고 말입니다.
* 비구매덕질: 덕질(명사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네이버 국어사전 우리말샘 참조)을 할 때, 관련된 공식 콘텐츠(또는 그에서 파생되는 '공식' 굿즈)를 '유료 구매'의 형태로 소비하지 않으며, '무료' 콘텐츠만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 루키즘: 외모를 가치의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 네이버 국어사전 우리말샘 참조. /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용어, 두산백과 참조.
* 공출목디과졸: 공항, 출근길, 목격담, 디스패치 기사, 과거 사진, 졸업 사진을 포함하는 약어이자 신조어입니다. 공항에서 찍힌 비공식적 사진(특히 비공식 스케줄의 혹은 개인 일정의 경우), 연예 활동의 출근과 퇴근 시에 찍힌 사진과 영상, 사생활과 관련한 목격담,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보도하는 언론사인 디스패치의 기사들, 연예계 데뷔 이전의 개인적인 과거 사진, 마찬가지로 데뷔 이전의 학교 졸업 사진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노출하며 침해한다는 의견에서 출발해 이를 묶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 사생: 연예인의 사생활(앞서 언급한 비공식 스케줄 또는 출퇴근길, 목격담을 포함)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전에는 "사생팬"이라고도 불렸으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람들의 가해자성과 폭력성을 논의하며 "팬"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포플래닛은 기후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케이팝 팬들이 조직한 플랫폼입니다. 2021년 출범한 이후, 인도네시아 최고의 전자상거래 회사 토코피디아부터 한국의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권력자들에게 책임감 있는 기후행동을 촉후하고 있습니다.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화력을 보태주세요!", 케이팝포플래닛 K4P 소개(자세히 보기)
* 안녕하세요, 저는 한나입니다. 지난번에 게재된 수세미의 활동가레터("세상의 때를 닦는 수세미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보러 가기)를 통해 언급되었던 '아이돌'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어서 글을 시작합니다. 즐겁게 읽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아이돌을 좋아한 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으면, 이제는 대답하기도 막막한 마음이 듭니다. 생각해 보면, 이제는 좋아한 지 얼마 되었냐고 묻는 사람들보다 "아직도 아이돌을 좋아"하느냐고 묻거나, "언제까지 아이돌을 좋아할 것"인지를 묻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건 한국의 아이돌(KPOP)이 청소년을 타겟팅하며 시작(?)되었기 때문이며, 여전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이 아이돌의 주 소비자층에서는 빗겨 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은 애들이나 좋아하지" 같은 편견이 공고히 되었기 때문에 하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앨범을 수 장, 수십 장, 수백 장을 사고 그것을 (그것의 일부를) 개봉하는 영상들이 유튜브에 아주 많습니다. 개봉하며 사람들은 "지구야, 미안해"하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동시에, "관리하지 않는 여돌(혹은 간혹 남돌)" 같은 식의 제목을 달고 루키즘적이며 성역할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숏츠들도 자주 업데이트 됩니다. 어떤 아이돌들은 청소년이기 때문에 심야 라디오에 출연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 합니다. 또, 어떤 청소년들-혹은 비청소년 성인 '팬'들은 앨범을 사지 않거나 음원 스트리밍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비구매덕질*")로 사이버불링을 당하기도 합니다.
청소년인권, 노동권, 연령에 따른 억압과 차별(고정관념 재생산), 기후위기, 젠더, 퀴어, 루키즘*, 인종차별, 경제 격차, 학력과 학벌에 따른 차별(아이돌 당사자를 비롯하여 아이돌 엔터 산업 내 종사자들에 모두 해당합니다.)이 아이돌 산업 내에 있습니다. 아이돌 산업은 이미 작은 사회, 국가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2015년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아이돌에 대한 성역할고정관념과 성차별, 루키즘에 대한 논의 뿐만 아니라 (2016년을 기점으로) 아이돌에 대한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도 꽤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공출목디과졸*"이라고 칭하는 아이돌(연예인)의 "사생활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었는데요. 이는 "사생*" 문제와도 이어졌지요.
최근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너의 컴백, 나의 기후행동"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홈페이지 바로 가기)이 기후위기에 따른 케이팝 산업에 대항하는 기후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케이팝포플래닛의 소갯말인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습니다."라는 말을 아주 인상적으로 느낍니다. 비교적 근래에도 아이돌 산업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마다 "그러면 결국 다 없애는 것이 맞다" 식의 결론이 자주 언급되었기 때문인데요. 사실, 그 말에도 얼마간은 동의합니다. 학력과 학벌, 엘리트 스포츠 같은 영역에서 결국은 그 "문제점의 시작"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모두 알고 있듯,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인을 명쾌하게 싹둑 잘라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상기하는 말과 행동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 한국다양성연구소와 함께하는 활동가이면서 동시에 문학 창작자입니다. 제가 어디에서든 아이돌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질문들을 종종 듣곤 합니다. 최근에는 "케이팝 산업의 문제점을 알면서 어떻게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지(지속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활동가레터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문제를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말입니다. 오랜 케이팝 팬들은 이미 케이팝의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이윤추구적이며,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서부터, 함께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포함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분명히 문제를 알고, 다양한 형태로 대항과 저항을 하면서 이 사랑을 지속하자고 말입니다.
* 비구매덕질: 덕질(명사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네이버 국어사전 우리말샘 참조)을 할 때, 관련된 공식 콘텐츠(또는 그에서 파생되는 '공식' 굿즈)를 '유료 구매'의 형태로 소비하지 않으며, '무료' 콘텐츠만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 루키즘: 외모를 가치의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 네이버 국어사전 우리말샘 참조. /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용어, 두산백과 참조.
* 공출목디과졸: 공항, 출근길, 목격담, 디스패치 기사, 과거 사진, 졸업 사진을 포함하는 약어이자 신조어입니다. 공항에서 찍힌 비공식적 사진(특히 비공식 스케줄의 혹은 개인 일정의 경우), 연예 활동의 출근과 퇴근 시에 찍힌 사진과 영상, 사생활과 관련한 목격담,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보도하는 언론사인 디스패치의 기사들, 연예계 데뷔 이전의 개인적인 과거 사진, 마찬가지로 데뷔 이전의 학교 졸업 사진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노출하며 침해한다는 의견에서 출발해 이를 묶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 사생: 연예인의 사생활(앞서 언급한 비공식 스케줄 또는 출퇴근길, 목격담을 포함)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전에는 "사생팬"이라고도 불렸으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람들의 가해자성과 폭력성을 논의하며 "팬"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포플래닛은 기후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케이팝 팬들이 조직한 플랫폼입니다. 2021년 출범한 이후, 인도네시아 최고의 전자상거래 회사 토코피디아부터 한국의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권력자들에게 책임감 있는 기후행동을 촉후하고 있습니다.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화력을 보태주세요!", 케이팝포플래닛 K4P 소개(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