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을 받은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주최 측이 시도한 모든 지자체에서 거절당하며 무산됐다. 주최 측과 축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행사가 열리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사회의 성엄숙주의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갈등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성엄숙주의는 수많은 사회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심각한 문제다. 자기 자신의 신체, 정신, 욕구 등을 탐구할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기 힘들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자신의 욕구도 알지 못하는데 남의 욕구를 존중하기는 어렵다. 또한 성엄숙주의는 성적 행동 자체를 부정적인 것(위험한 것, 더러운 것,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은 ‘피해자 비난하기’ 문화와 만나 성폭력이 일어나도 피해자가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 게다가 가부장제 문화는 성별에 따라 성경험은 매우 다르게 인식하게 한다. 남성들의 성 경험은 자랑할 만한 것이지만 여성의 성 경험은 각종 낙인과 멸칭을 가져오는 것이 된다. 결국 성엄숙주의가 강력한 사회에서의 성적행동은 평등한 관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즐거운 행동, 안전한 행동이 아니라 숨겨야 할 행동,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비밀스러운 행동, 나쁜 행동이 된다.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행사 포스터
성인 페스티벌에서 지난번에 진행한 프로그램과 올해 진행 예정이었던 프로그램들을 보면 일본 유명 포르노 배우들을 초대해서 사인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VIP 티켓을 가진 사람들은 배우들을 만져볼 수 있다든가 “유사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으면 한국의 성엄숙주의를 깨뜨릴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러한 내용의 성인 페스티벌은 오히려 성엄숙주의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오로지 이성애자 남성의 욕구 중심이며 평등한 사람들이 적극적인 상호 합의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거래의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성엄숙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모두의 성해방과 성평등을 위한 축제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를 긍정하고 자신의 욕구를 탐구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일부의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그렇게 작동해야 한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등 모두가 자신의 성을 긍정하고 타인의 성을 존중할 수 있게 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성적 욕구와 성적 행동을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축제를 해야 한다. 안전하고 즐거운 성적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때 안전하지 못하게 하고 즐겁지 않게 하는 성적 행동이 폭력이고 범죄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자는 여성과 남성을 편 가르기 하는 말을 해서 논란과 갈등을 증폭시켰다. 천 당선자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젠더에 의해 발생하는 권력과 억압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성+인물]이라는 시리즈에 대해서 썼던 이전 칼럼(https://vop.co.kr/A00001633943.html)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는 포르노 및 성매매(성착취)산업이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들이 다른 남성들의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성을 도구로 삼는 문제다. 모두를 위한 성해방 성진국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 민간 공간이냐 공공 공간이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공공의 공간이기 때문에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표현하는 게 금지당해야 하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고 안전하게 대하게 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라면 공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교육에서 성교육과 성평등교육이 진행돼야 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성해방과 성평등을 위한 성축제를 주최하고 후원해야 한다. 오시장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와 같은 공공의 영역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자료사진) ⓒpixabay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여전히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성적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지 못하고 있다.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청소년 배제, 성에 대한 정보와 교육에 대한 접근성 박탈 등 성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성은 아주 사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고 정의, 인권, 평등의 문제다. 모든 사람이 성적인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으며 성적인 즐거움을 많이 누릴 수 있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하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들의 사회를 상상해 보라. 모두에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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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관심을 받은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주최 측이 시도한 모든 지자체에서 거절당하며 무산됐다. 주최 측과 축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행사가 열리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사회의 성엄숙주의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갈등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성엄숙주의는 수많은 사회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심각한 문제다. 자기 자신의 신체, 정신, 욕구 등을 탐구할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기 힘들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자신의 욕구도 알지 못하는데 남의 욕구를 존중하기는 어렵다. 또한 성엄숙주의는 성적 행동 자체를 부정적인 것(위험한 것, 더러운 것,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은 ‘피해자 비난하기’ 문화와 만나 성폭력이 일어나도 피해자가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 게다가 가부장제 문화는 성별에 따라 성경험은 매우 다르게 인식하게 한다. 남성들의 성 경험은 자랑할 만한 것이지만 여성의 성 경험은 각종 낙인과 멸칭을 가져오는 것이 된다. 결국 성엄숙주의가 강력한 사회에서의 성적행동은 평등한 관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즐거운 행동, 안전한 행동이 아니라 숨겨야 할 행동,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비밀스러운 행동, 나쁜 행동이 된다.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행사 포스터
성인 페스티벌에서 지난번에 진행한 프로그램과 올해 진행 예정이었던 프로그램들을 보면 일본 유명 포르노 배우들을 초대해서 사인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VIP 티켓을 가진 사람들은 배우들을 만져볼 수 있다든가 “유사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으면 한국의 성엄숙주의를 깨뜨릴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러한 내용의 성인 페스티벌은 오히려 성엄숙주의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오로지 이성애자 남성의 욕구 중심이며 평등한 사람들이 적극적인 상호 합의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거래의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성엄숙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모두의 성해방과 성평등을 위한 축제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를 긍정하고 자신의 욕구를 탐구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일부의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그렇게 작동해야 한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등 모두가 자신의 성을 긍정하고 타인의 성을 존중할 수 있게 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성적 욕구와 성적 행동을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축제를 해야 한다. 안전하고 즐거운 성적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때 안전하지 못하게 하고 즐겁지 않게 하는 성적 행동이 폭력이고 범죄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자는 여성과 남성을 편 가르기 하는 말을 해서 논란과 갈등을 증폭시켰다. 천 당선자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젠더에 의해 발생하는 권력과 억압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성+인물]이라는 시리즈에 대해서 썼던 이전 칼럼(https://vop.co.kr/A00001633943.html)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는 포르노 및 성매매(성착취)산업이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들이 다른 남성들의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성을 도구로 삼는 문제다. 모두를 위한 성해방 성진국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 민간 공간이냐 공공 공간이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공공의 공간이기 때문에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표현하는 게 금지당해야 하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고 안전하게 대하게 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라면 공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교육에서 성교육과 성평등교육이 진행돼야 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성해방과 성평등을 위한 성축제를 주최하고 후원해야 한다. 오시장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와 같은 공공의 영역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자료사진) ⓒpixabay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여전히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성적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지 못하고 있다.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청소년 배제, 성에 대한 정보와 교육에 대한 접근성 박탈 등 성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성은 아주 사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고 정의, 인권, 평등의 문제다. 모든 사람이 성적인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으며 성적인 즐거움을 많이 누릴 수 있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하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들의 사회를 상상해 보라. 모두에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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