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입니다. 올해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 전, 한 여성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말했습니다. “그녀는 죽었고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현재형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여성들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남성에 의해 각종 폭력과 살해의 위협 그리고 살인을 당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일터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집 안에서조차 온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여자의 방은 주방이다”, “제육이나 볶아와라”와 같은 말들이 농담처럼, 밈처럼, 놀이처럼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여성을 하대하고, 모욕하고, 통제 가능한 존재로 여기는 말들입니다. 가부장적인 성역할을 다시 강화하고, 여성을 동등한 시민이 아니라 남성의 필요와 욕망에 종속된 존재로 만드는 언어입니다. 이러한 언어들과 문화는 폭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낮춰 부르는 말, 여성을 통제하려는 문화, 여성의 분노와 고통을 조롱하는 태도는 결국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됩니다.
이 문제는 여성들이 더 조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들이 더 피하고, 더 참으며, 더 조용히 살아간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남성들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남성들이 책임지고 바꾸어야 할 문화입니다. 물론, 모든 남성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들이 여성혐오적 농담을 듣고 침묵할 때, 여성을 비하하는 문화를 가볍게 여기고 넘길 때, 남성들끼리의 관계 안에서 “폭력적인 남성성”을 계속 인정하고 보상할 때, 그 사회는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저항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일탈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성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가부장적 문화에 저항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남자답고, 강해야 남자답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남자답고,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 있어야 남자답다고 말하는 해로운 남성성에 저항해야 합니다. 이 문화는 여성들을 억압할 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해롭습니다. 남성들에게 오래 일해야 한다고, 다치거나 죽을 만큼 버텨야 한다고, 군대에 가는 것도, 위험한 일을 감당하는 것도, 가족을 혼자 책임지는 것도 “남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다 쓰러지고, 다치고, 죽어도 국가와 사회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 책임은 다시 개인에게 떠넘겨집니다.
이것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결합한 사회가 만들어내는 폭력입니다. 남성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성에게도 끊임없이 경쟁하고 지배하고 참으라고 요구하는 폭력적인 질서입니다. 그리고 그 질서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규범에서 벗어난 모든 존재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성평등은 모두가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기 위한 조건입니다. 남성도 해로운 남성성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여성은 폭력과 통제의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 역시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10주기를 맞으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다시 한 번 더 다짐합니다.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애도에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여성혐오와 성차별, 가부장제와 폭력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계속 말하고, 배우고, 교육하고, 행동하겠습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앞으로도 성평등한 사회, 누구도 성별 때문에 모욕당하거나 배제되지 않는 사회, 누구도 폭력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변화는 여성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남성들이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10년 전 그날을 기억하며, 지금도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든 여성들과 함께하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더 이상 같은 죽음을 반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함께 기억해 주세요. 함께 분노해 주세요. 그리고 함께 바꿔 주세요.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발언문]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10주기를 맞아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안녕하세요.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입니다. 올해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 전, 한 여성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말했습니다. “그녀는 죽었고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현재형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여성들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남성에 의해 각종 폭력과 살해의 위협 그리고 살인을 당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일터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집 안에서조차 온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여자의 방은 주방이다”, “제육이나 볶아와라”와 같은 말들이 농담처럼, 밈처럼, 놀이처럼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여성을 하대하고, 모욕하고, 통제 가능한 존재로 여기는 말들입니다. 가부장적인 성역할을 다시 강화하고, 여성을 동등한 시민이 아니라 남성의 필요와 욕망에 종속된 존재로 만드는 언어입니다. 이러한 언어들과 문화는 폭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낮춰 부르는 말, 여성을 통제하려는 문화, 여성의 분노와 고통을 조롱하는 태도는 결국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됩니다.
이 문제는 여성들이 더 조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들이 더 피하고, 더 참으며, 더 조용히 살아간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남성들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남성들이 책임지고 바꾸어야 할 문화입니다. 물론, 모든 남성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들이 여성혐오적 농담을 듣고 침묵할 때, 여성을 비하하는 문화를 가볍게 여기고 넘길 때, 남성들끼리의 관계 안에서 “폭력적인 남성성”을 계속 인정하고 보상할 때, 그 사회는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저항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일탈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성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가부장적 문화에 저항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남자답고, 강해야 남자답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남자답고,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 있어야 남자답다고 말하는 해로운 남성성에 저항해야 합니다. 이 문화는 여성들을 억압할 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해롭습니다. 남성들에게 오래 일해야 한다고, 다치거나 죽을 만큼 버텨야 한다고, 군대에 가는 것도, 위험한 일을 감당하는 것도, 가족을 혼자 책임지는 것도 “남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다 쓰러지고, 다치고, 죽어도 국가와 사회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 책임은 다시 개인에게 떠넘겨집니다.
이것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결합한 사회가 만들어내는 폭력입니다. 남성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성에게도 끊임없이 경쟁하고 지배하고 참으라고 요구하는 폭력적인 질서입니다. 그리고 그 질서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규범에서 벗어난 모든 존재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성평등은 모두가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기 위한 조건입니다. 남성도 해로운 남성성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여성은 폭력과 통제의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 역시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10주기를 맞으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다시 한 번 더 다짐합니다.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애도에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여성혐오와 성차별, 가부장제와 폭력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계속 말하고, 배우고, 교육하고, 행동하겠습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앞으로도 성평등한 사회, 누구도 성별 때문에 모욕당하거나 배제되지 않는 사회, 누구도 폭력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변화는 여성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남성들이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10년 전 그날을 기억하며, 지금도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든 여성들과 함께하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더 이상 같은 죽음을 반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함께 기억해 주세요. 함께 분노해 주세요. 그리고 함께 바꿔 주세요.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 서울여성회
🔗 [영상]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10주기를 맞아 | 월간다양성 5월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