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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잘알러[인터뷰-다양] 한국다양성연구소 지지자 인터뷰, 1편 - 이재형, 재재 그리고 메기

지난 2025년,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설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바쁘게 지나온 지난 10년을 톺아 보며 올해를 찬찬히 계획하게 되었지요. 올해는 한국다양성연구소의 지지자분들의 이야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나누어 들으며 앞으로 나아갈 10년을 함께 도모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3월에 진행했던 회원 대상 설문조사에 이어 기획하게 된 두 번째 이야기, 바로 한국다양성연구소 지지자 인터뷰 [인터뷰-다양]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한국다양성연구소의 지지자는 이재형 님입니다. 2019년, 청소년 다양성훈련 캠프(애니타운)에 참여해주시고 이어 2023년 1월, 다양성훈련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 1단계 1기를 수료하신 이재형 님은 연구소의 여러 '시작'을 함께해주신 소중한 회원님이신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인터뷰에서 함께 확인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재재 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메기     안녕하세요, 한국다양성연구소 지지자 이재형입니다. 보통 ‘재재’라고 불렸지만, 요새는 ‘메기’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전쟁과 학살로 인한 분노와 두려움을 자주 느껴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잘 이해 되지 않고, 와 닿지도 않고,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난 몇 년간은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에서 풍물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풍물을 통해 소수자와 연대하고자 거리로 나가기도 하는데, 요즘은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에 참여합니다. 평생 안 갈 것 같던 대학교에 들어가서 평일에는 대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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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름을 알게 되어 반갑습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이번 인터뷰에서는 ‘메기’ 님으로 불러 보겠습니다! 메기 님은 ‘한국다양성연구소’를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메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청소년 다양성훈련 캠프’(이하 캠프)에 참여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캠프가 열리기 이전에 우연히 ‘신나는여성주의도서관 랄라’에서 잠시 활동을 함께할 수 있었는데, 페미니즘과 관련한 강의, 책 읽기 모임 등에 참여하면서 저는 했던 말을 셀 수 있을 정도로 말을 잘 안 했어요. 낯선 이야기이기도 했고, 제가 잘못된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말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그때까지 알아 온 세상에 조금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해 여름에 캠프가 열렸는데 이전에 겪은 일련의 균열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나를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캠프를 신청했어요.


메기 님은 ‘청소년 다양성훈련 캠프’에 참여하며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인상적이셨나요? 그리고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메기     캠프에 갈 때까지 긴장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쉬는 시간에 보드게임을 하면서 친해졌던 기억이나, 밤에 불 꺼진 방에서 이야기하다가 잠이 든 기억이 아직도 나요. 낯설었지만 재밌었고 안전하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젠더박스’입니다. 저는 10대를 기숙사 학교에서 보냈는데, 그 속에서 ‘남성다움’이 무엇인지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섹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성을 농담의 소재로 삼거나, 여성 혐오 표현을 사용하거나, 성기가 크면 남성 선배들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여겼어요. 그러면 남성 집단에 속하게 되고, 기숙사 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죠. ‘젠더박스’ 활동 중, 특히 맨박스 속에 적힌 ‘남성다운’ 특징들을 보면서, 내 마음 속에도 맨박스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어요. ‘남성다움’이 나를 불편하게 하면서도 인정받았을 때 자긍심과 희열을 느끼게 했고, 어느새 나의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았음을 생각하게 되었죠.

또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빙닷츠’입니다. 사회적 정체성이 적힌 전지에 정체성과 관련해서 내가 했던 말, 들어봤던 말을 생각나는 만큼 같이 적은 다음에 그 말들이 어떤 생각에 바탕한 말인지, 또 그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회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이야기 하는 것이었어요. 전지에는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썼던 말들, 좀 “쿨하다”고 여기면서 친구들과 나누었던 말들도 있었는데, 그 말이 어떠한 생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지 얘기 나눈 게 충격적이었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제가 보아왔던, 또는 가지고 살았던 고정관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지 처음으로 생각해 본 시간이었어요. 후회도 많이 되고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과거의 내가 싫기도 했습니다. 캠프가 주었던 충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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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TOWN KOREA 2019 - 애니타운 코리아 청소년 리더십캠프 2019 [후기 영상 바로가기]


그럼, ‘한국다양성연구소’가 특별히 잘하고 있는 사업이나 활동으로는 어떤 것이 떠오르시는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메기     졸업 이후에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다양성‧차별‧억압 등의 이야기를 모임 참여자들과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차별이나 혐오는 쉽게 이야기 나누기가 어려운 주제인 것 같고, 자신을 드러내고 또 들여다보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한국다양성연구소에서 하는 ‘다양성훈련’은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내‧외적인 역동을 가능케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의 생각과 기존의 관념들에도 역동이 일어나게 되고요.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좋은 훈련과정을 실천하는 것이 한국다양성연구소가 가진 특별한 점인 것 같습니다.

20살 즈음에는 ‘온라인 다양성훈련’ 영상도 열심히 보았어요. 캠프 때 알게 된 것을 더 생각해보고 싶어서 보게 되었는데, 동물해방운동 관련 영상을 인상 깊게 본 기억도 나고 “노키즈존”과 같이 차별적인 것 같은데 혼란스럽기도 한 사회 이슈를 고민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어요. 청소년들과 어떤 이야기를 같이 나누면 좋을지를 고민할 때도 캠프과 온라인 다양성훈련 내용을 떠올리고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메기 님께서는 2023년도 비청소년 대상 다양성훈련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이하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에도 참여해주셨지요?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은 어떤 마음으로 신청하게 되셨는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메기     청소년 단체에 있으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함께 나눌지, 예를 들면, “동물권을 주제로 어떤 식으로 얘기를 나누면 좋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 사람들이랑 나누고 싶은 얘기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환경에서 나눌 수 있을지 학습해 보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어요. 낯선 것이라 고민했는데 안 하면 후회가 클 것 같아 신청했죠.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이었는데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것이 되게 기억에 남네요. 그라운드 룰(공동체 규칙)도 같이 정하고, 서로 경험과 생각은 다르지만 (함께) 동의하고 있는 전제를 바탕으로 얘기를 나누니까, “이곳이 안전한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캠프와는 다르게 사회적 정체성 한 가지 한 가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생각 해보는 활동이 많아서 어려웠지만, 자극도 많이 되었어요.

이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이곳에서 나를 편안하게 드러내기가 어렵다는 거였어요. 어떤 사회적 정체성에서는 내가 특권을 지닌 위치에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데, 특권 그룹에 속하는 (정체성을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에는 나의 경험을 얘기하기가 부담스럽기도 하더라고요. 그게 제일 큰 고민이자, 과제였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를 배제한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걱정을 했어요. 근데 마지막에 롤링페이퍼를 받아보니 용기 내서 내 얘기를 해줘서 좋았다는, 고마웠다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자신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주는 사람들,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랑 같이 이 과정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제와 용기를 둘 다 얻어간 것 같습니다.


‘다양성훈련’에 참여자로 함께하는 것과 퍼실리테이터로서 함께하는 것에서 각각 다른 층위의 경험을 하셨을 것 같아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메기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이 끝난 후에 감사하게도 청소년 다양성훈련 워크숍에 퍼실리테이터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특히 기억나는 것은, 울산에 위치한 학교에서 ‘무빙닷츠’ 프로그램을 함께했을 때입니다. 제가 캠프에서 큰 충격과 깨달음을 얻었던 프로그램이니까, 이걸 퍼실리테이터로서 다시 해 보는 게 참 신기한 일이었죠. 제가 ‘무빙닷츠’를 맡게 되어 전지에 쓰인 말들에 대해 대화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상당히 긴장을 했어요. 워크숍이 끝나고 울산의 거리를 걸으면서, “내가 잘한 걸까”, “실수한 거 아닐까”를 몇 분이고 되뇌며 곱씹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내가 잘한 걸까”를 곱씹는 그 마음 정말 공감이 됩니다…….

올해 8월 중, 4박 5일 과정의 ‘청소년 다양성훈련 캠프’가 열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메기 님은 이번 캠프에 퍼실리테이터로 와 주실 예정이기도 하시잖아요. 메기 님께서는 이 캠프를 어떤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기대되는 점, 바라는 점과 초대의 말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메기     저는 사회적 소수자와 관련된 의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캠프를 갔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때 캠프를 신청한 데에는 내가 그동안 익숙하게 지냈던 공간, 세계를 조금 넘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캠프 후에 분명히 세상이 넓어졌습니다. 그동안 익숙하게 생각 해왔던 것들, 익숙하게 경험했던 것들을 조금 넘어서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이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저도 8월에 있을 캠프에 퍼실리테이터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우선 설렙니다. 제가 청소년으로 참가했던 기억이 아직 새록새록 나고, 그때 퍼실리테이터로 함께했던 분들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요. “저런 역할을 내가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했는데, 와, 정말 하게 되다니요. 참여하는 분들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 어떤 사람들일지 기대가 돼요. 물론 저도 준비를 잘해야겠습니다.

청소년 분들 많이 많이 오세요! 정말 재미있고, 후회 안 할 거예요. 많은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초대합니다!!


앞으로 ‘한국다양성연구소’와 함께 해보고 싶은 활동이나, 연구소가 새롭게 시도했으면 하는 활동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메기     사실 제가 한국다양성연구소의 소식에 관심을 잘 가지지 못하고 지낸 지가 조금 되었습니다. 온라인 다양성훈련도 열심히 듣곤 했는데! 어느 순간 조금 멀어져서……. 제가 연구소의 소식과 콘텐츠에 더 귀 기울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 2단계와 퍼실리테이터 자격검정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어요. 연구소 파이팅!!


솔직하게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연구소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에요. ‘한국다양성연구소’를 잘 모르는 분들, 혹은 후원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메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다양성을 보장하는, 그리고 억압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왜” 나에게 필요한 일이고, 사회 전체에 필요한 일인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배우고 들여다보는 곳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렵네요…….




인터뷰에서 나오며, 이재형 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겨주신 어렵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한국다양성연구소의 목적사업(다양성훈련, 모두를 위한 성교육, 모두를 위한 화장실 등)과 활동을 간단히 소개하는 일은 연구소 활동가들에게도 늘 과제처럼 남아 있답니다. 그래서 더 많은 회원, 지지자분들께서 연구소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또 어떤 이유로 꾸준히 지지해 주시는지를 더 열심히 듣고 자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재형 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지지자 인터뷰 [인터뷰-다양]을 통해 더 많은 회원, 지지자분들의 이야기를 담아 멀리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와의 소중한 기억을 나누고, 더 많은 분들께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포함되는 세상'의 가치를 전하고 싶은 회원, 지지자분들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