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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성명] 성착취 구조가 유지되게 만드는 조력자 누구인가?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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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성착취 구조가 유지되게 만드는 조력자 누구인가?

국회는 잘못된 문화 끊어낼 포괄적성교육기본법을 제정하라



한국, 딥페이크 음란물 취약국가

최근 딥페이크와 관련한 중요한 사실 두 가지가 알려졌다. 딥페이크 성착취 피해가 초중고등학생을 비롯해 대학생 직장인 여성군인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견되었으며, 동생 누나 엄마 등 친족 간 피해사실까지도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동시에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인 ‘시큐리티히어로’는 ‘2023딥페이크 제작물 현황’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딥페이크 제작물에 등장한  사람 중 53%가 한국국적이며, 한국이 세계에서 딥페이크 음란 콘텐츠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밝혔다. ‘여성을 위한 한국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전국을 들썩이게 한 후 5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같은 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SNS에 있는 사진이나 졸업앨범에 있는 사진을 이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한국, 권력이 된 안티페미니즘

그동안 성평등한 사회를 요구하는 ‘페미니즘’이 구조적으로 공격당하는 가운데, 여성혐오는 세력화되었다. 페미니즘이 공격당하는 현실을 문제로 인지하지 못했고, 심지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선은 그었던 이가 대통령이 되었다. 또한 백래시를 이끈 ‘안티페미니즘’ 기수를 자처한 이는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가운데 ‘여성혐오’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인 이들은 무고한 ‘집게 손가락’은 백래시 타겟으로 삼고 수많은 게임업계 및 광고업계 등의 노동자를 공격하고 기업의 사과를 받아냈다. 여가부 예산은 속절없이 삭감되었고 디지털성범죄 역시 사실상 방치되었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에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성착취 문화, 소수 악마의 문제 아닌 모두의 문제

n번방 박사방 사건이후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끊임없이 ‘소수의 악마 같은 이들의 문제가 아니’며 젠더기반폭력이 남성중심의 문화에 연결되어 있기에 근본적으로 제대로 된 성교육/성평등교육을 국가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구조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마련하기는커녕 오히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이 후퇴했고, 이 가운데 제도적 문화적으로 허용되고 심지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디지털성범죄는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을 가해자, 피해자로 만들었다. 제도와 문화가 성착취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도록 하지 못하니 딥페이크 성착취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확산되었다.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던 대통령도 딥페이크 성착취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으나 이후 교육부가 내놓은 방침은 마치 검찰같은 처벌중심의 대응이다. 한 두번의 사건이 아닌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확산되어 있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정부의 대응은 보다 복합적이어야 한다. 애초 소수의 악마 같은 이들의 범죄로만 볼 수 없는 사안이므로 제도와 문화의 변화를 만드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제대로 된 성교육/성평등교육이 공교육내에서 자리잡도록 하는 결단을 통해 성숙한 성인지감수성을 가진 시민으로 초대하는 교육과정 없이는 유사한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국회는 포괄적성교육 기본법을 책임감있게 제정하라

한국사회에서 최초로 ‘포괄적성교육 의무학년제‘를 도입한 사례가 있다. 2020년 울산시교육청은 속옷빨래 숙제를 낸 뒤 부적절한 표현을 한 초등교사의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교사 처벌로만 안된다’며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을 고민했고 후속조치로 ‘성희롱 성폭력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후 한국에서는 최초로 성교육 의무학년제를 도입했고 국감에서는 물론, 만족도 조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전체 예산 삭감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러한 긍정적인 사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국회는 성착취 구조를 끊어낼 근본적인 대응으로서 제대로 된 성교육/성평등교육이 공교육내 의무학년제로 자리할 수 있도록 포괄적성교육기본법을 마련하고 제정해야 한다.


2024년 8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