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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성명] 12·3 비상계엄 저지 1주년, 이제 우리가 서로의 평등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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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12·3 비상계엄 저지 1주년, 이제 우리가 서로의 평등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군사력을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고 국가 권력을 통째로 사유화하려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 시도는 시민들의 단호한 각성과 저항에 의해 저지되었고, 그는 파면되었다. 그러나 그날의 충격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계엄령’이 현실이 되는 나라에 살고 있었음을,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비상계엄은 어느 개인의 실수나 무모함, 오만으로만 만들어낸 사건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쌓인 차별과 혐오, 억압과 폭력이 있다. 전쟁이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듯,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일도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대화, 협력, 공생 그리고 민주주의 대신 힘과 폭력이 문제 해결의 방식이 되어버린, 오래된 구조에서 비롯된 일이다.

계엄과 독재, 전쟁은 군대와 무기를 앞세워 시민의 존엄과 자유를 가로막고 ‘시민의 권리를 배제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이번 계엄 시도는 저지되었지만, 그 충격은 더 크고 조직적인 혐오 표현의 확산으로 이어지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불안과 긴장을 남기고 있다.

특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몇 사람의 처벌만으로 민주주의가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폭력과 혐오는 정치·경제·문화의 구조적 불평등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이 사회를 움직이는 방식, 체제를 새롭게 성찰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비상계엄 직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단순히 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더 근본적인 변화, 더 평등한 사회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미 경험했다.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자연스럽게 평등해지는 것은 아님을. 체제가 그대로라면, 억압도 그대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평등을 향한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불평등에 맞서고, 혐오를 거부하고, 노동의 존엄과 공공성, 기후정의를 지켜내기 위해 나아가는 수많은 실천들 속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희망을 본다. 비상계엄 1년을 맞이한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으로써 폭력과 억압의 사회에 투쟁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 평등의 뿌리가 바로 우리 자신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군사력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 경제력으로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정상’이라는 기준으로 사람을 나누고, 소수자를 향한 낙인과 배제를 당연하게 만드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이 체제가 계속된다면 평등한 세상은 오지 않는다. 변화는 정치인에게만 맡길 수 없다. 우리의 삶, 우리의 행동과 연대에서 시작된다.


혐오의 시대, 전쟁의 시대, 기후위기의 시대를 끝내고. 모두가 안전하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으며,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삶. 성평등과 인권, 다양성을 일상에서 구현하는 삶.
서로를 돌보고 기대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을 먼저 보여주는 삶.


우리가 서로의 평등이 될 때, 우리는 이 땅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모두의 존엄이 기본이 되는 세상, 포함의 세상, 상호돌봄의 세상으로.



2025. 12. 2.

한국다양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