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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입니다. 먼저 한국과 전 세계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폭력과 혐오로 목숨을 잃으신 분들과 지금도 고통을 받고 계실 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고 그에 맞는 성격, 성향, 성역할, 성지향 등이 정해져 있다고 강요하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획일적인 기준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결국 누군가를 배제하고 소외시키기 때문입니다.
성별이분법은 트랜스젠더에게만 억압적인 것이 아닙니다. 성별이분법은 모든 사람에게서 자기 자신의 몸과 젠더섹슈얼리티를 고민하고 탐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 버립니다.
외부성기 모양을 근거로 성별을 지정하고 주민등록번호에 성별에 따른 번호를 부여하고 오로지 여성이나 남성 둘 중 하나로만 나뉘게 되어 어떤 색깔의 옷을 입어야 하는지,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직업이 어울리는지, 어느 화장실에 가야하는지도 정해집니다.
성별이분법은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을 침해합니다. 또한 ‘남자는 어떻다, 여자는 어떻다’, ‘남자라면 이래야 한다, 여자라면 저래야 한다’는 본질주의적인 성역할고정관념이 더해져 젠더위계를 발생시킵니다.
제 짝꿍이 40여일 전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다양성과 인권이라는 뜻으로 ‘다인이라고 지었습니다. 저는 다인이가 마땅히 누려야 할 다양성과 인권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벌써부터 이 아이에게 성별이분법적이고 성역할고정관념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임신 3-4개월이 되면 병원에서 초음파로 성기모양을 확인해 아이의 지정성별을 알려줍니다. “분홍색 옷으로 준비하시면 되겠네요”라고 알려주시더군요. 와.. 2018년에 “분홍색으로 준비하세요”라니! 정말 충격받았습니다. 파란색만 입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더군요.
주변의 “딸이야 아들이야”라는 질문에 병원에서 알려준 지정성별을 말하자 가족, 친척, 친구들은 축하한다며 여자아이들의 애교있는 성격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실제로 태어난 후에도 분홍색 옷을 선물했습니다. 갓난 아기 때 제 얼굴과 똑같이 생겼음에도 “여성스럽게 생겼다”, “여자여자하다”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인이가 딸일지 아들일지는 다인이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성기모양만을 통해 성별이분법적으로 접근합니다. 태어난지 40일 된 다인이의 경험은 우리 모두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너무 많은 것이 정해져 있는 사회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신과 상대방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다양성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초중고 공교육에서 또는 그 이전부터 모두를 포함하는 성교육을 시행하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성별이분법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어서 외출을 하면 물도 마음껏 먹지 못하는 트랜스젠더들의 삶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트랜스젠더들이 여자 화장실과 목욕탕에 들어와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혐오표현을 내뱉습니다. 이는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나오는 발언으로, 이것이야 말로 모두를 포함하는 성교육과 차별금지법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랜스젠더의 삶에 가해지는 수많은 차별, 억압, 폭력, 혐오를 한 순간에 없앨 수는 없지만 지금 바로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 문제입니다. 성중립화장실, 모두의 화장실, 가족화장실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좋습니다. 기존 화장실 외에 추가로 성별 구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1인 화장실이 모든 공공기관부터 만들어져야 합니다.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차별과 억압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와 문화적인 변화의 노력이 빠르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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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입니다. 먼저 한국과 전 세계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폭력과 혐오로 목숨을 잃으신 분들과 지금도 고통을 받고 계실 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고 그에 맞는 성격, 성향, 성역할, 성지향 등이 정해져 있다고 강요하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획일적인 기준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결국 누군가를 배제하고 소외시키기 때문입니다.
성별이분법은 트랜스젠더에게만 억압적인 것이 아닙니다. 성별이분법은 모든 사람에게서 자기 자신의 몸과 젠더섹슈얼리티를 고민하고 탐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 버립니다.
외부성기 모양을 근거로 성별을 지정하고 주민등록번호에 성별에 따른 번호를 부여하고 오로지 여성이나 남성 둘 중 하나로만 나뉘게 되어 어떤 색깔의 옷을 입어야 하는지,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직업이 어울리는지, 어느 화장실에 가야하는지도 정해집니다.
성별이분법은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을 침해합니다. 또한 ‘남자는 어떻다, 여자는 어떻다’, ‘남자라면 이래야 한다, 여자라면 저래야 한다’는 본질주의적인 성역할고정관념이 더해져 젠더위계를 발생시킵니다.
제 짝꿍이 40여일 전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다양성과 인권이라는 뜻으로 ‘다인이라고 지었습니다. 저는 다인이가 마땅히 누려야 할 다양성과 인권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벌써부터 이 아이에게 성별이분법적이고 성역할고정관념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임신 3-4개월이 되면 병원에서 초음파로 성기모양을 확인해 아이의 지정성별을 알려줍니다. “분홍색 옷으로 준비하시면 되겠네요”라고 알려주시더군요. 와.. 2018년에 “분홍색으로 준비하세요”라니! 정말 충격받았습니다. 파란색만 입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더군요.
주변의 “딸이야 아들이야”라는 질문에 병원에서 알려준 지정성별을 말하자 가족, 친척, 친구들은 축하한다며 여자아이들의 애교있는 성격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실제로 태어난 후에도 분홍색 옷을 선물했습니다. 갓난 아기 때 제 얼굴과 똑같이 생겼음에도 “여성스럽게 생겼다”, “여자여자하다”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인이가 딸일지 아들일지는 다인이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성기모양만을 통해 성별이분법적으로 접근합니다. 태어난지 40일 된 다인이의 경험은 우리 모두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너무 많은 것이 정해져 있는 사회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신과 상대방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다양성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초중고 공교육에서 또는 그 이전부터 모두를 포함하는 성교육을 시행하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성별이분법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어서 외출을 하면 물도 마음껏 먹지 못하는 트랜스젠더들의 삶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트랜스젠더들이 여자 화장실과 목욕탕에 들어와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혐오표현을 내뱉습니다. 이는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나오는 발언으로, 이것이야 말로 모두를 포함하는 성교육과 차별금지법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랜스젠더의 삶에 가해지는 수많은 차별, 억압, 폭력, 혐오를 한 순간에 없앨 수는 없지만 지금 바로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 문제입니다. 성중립화장실, 모두의 화장실, 가족화장실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좋습니다. 기존 화장실 외에 추가로 성별 구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1인 화장실이 모든 공공기관부터 만들어져야 합니다.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차별과 억압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와 문화적인 변화의 노력이 빠르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