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양성연구소 뉴스레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 소장입니다. 그 동안 연구소의 소식을 전하는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제가 제 이름으로만 편지를 보낸 적은 없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전하고 싶은 소식과 꼭 당부 드리고 싶은 요청이 있어서 이렇게 인사 드립니다.
지난 1월말 코로나19가 크게 터지기 전에 안전하게 캠프를 잘 치렀습니다. 캠프 일정이 2월에 잡혀있었다면 아마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아슬아슬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다양성훈련이 제 삶을 통째로 바꿨어요 2박3일의 짧은 일정 동안 큰 변화를 만들어 간 청소년들의 후기는 반복해 들어도 감동이 있습니다. “안전한 공간에서 차별과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캠프를 마친 이후에도 계속 가지고 싶어요”, “전국 어디에서 살든 이런 캠프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에서 연구소가 가야 할 방향과 해야 할 일들이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연구소를 설립하기 전에 진행했었던 청소년다양성훈련프로그램에서 만난 신은지, 이준호, 김건우를 만났습니다. 청소년 때 다양성훈련을 하고 7년이 지나 20대 중반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 받았던 다양성훈련이 제 삶을 통째로 바꿨어요. 만약 다양성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아요"
“다양성훈련은 저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게 해주었어요. 당연하다고 여겨져 오던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도전하게 했어요”
“다양성훈련은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라보게 해줬고 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인권적인 관점을 명확히 심어줬어요”
"저희처럼 운 좋은 몇 몇의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모든 청소년들이 다양성훈련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다양성훈련이 이 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큰 힘이 났습니다. 다양성훈련을 한 후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듣고 그 동안 생겼던 인권과 다양성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서 대화를 하니 4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다양성훈련에서 배웠던 내용과 항상 일치하지만은 않는 사회의 모습을 보며 많은 고민을 한 것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성훈련을 한 사람들과 종종 다시 만나서 대화하며 궁금증도 해소하고 서로에게 계속 힘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계속 해 나아가려면 단체가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계속 해 나아가려면 단체가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저와 단체의 사정을 잠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는 현재 매우 감사하게도 213명의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님들 덕분에 2015년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하며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연구소는 저와 다른 한 명의 활동가 총 두 명의 활동가가 일하고 있습니다. 213명의 후원회원님께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으로 한 명의 활동가의 임금(최근에 최저임금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과 연구소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틀만 일하는 것으로 등록해서 최저임금의 1/3정도의 임금만을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생활비는 제가 특강(인권교육과 성폭력예방교육 등)을 헤서 충당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큰 돈이 나가야 할 때는 제가 임금을 못 받기도 하곤 하지만 이전처럼 연구소 운영비와 다른 활동가의 임금의 대부분을 제가 사비로 챙겨야 했던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서 2월, 3월, 4월에 있었던 모든 교육과 자문 등의 일정이 취소되면서 소득이 전혀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런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 지자체, 재단 등에서 펀딩을 받아서 사업을 할 때도 인건비는 포함할 수 없고 오직 사업비만 있는 펀딩을 따오게 될 때도 있습니다. 인건비는 어찌됐든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속 가능하게 활동하려면 200명의 후원회원이 더 필요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두 명의 활동가가 최소한 최저임금을 받으며 지속 가능하게 활동하려면 200명의 후원회원이 더 필요합니다. 그 동안 한국다양성연구소의 활동에 동의하시고 영감을 받으셨던 분들, 말은 하지 않으셔도 마음으로 응원해 주고 계셨던 분들, 연구소의 활동이 안정적으로 계속 되기를 바라시는 분들께 한국다양성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주시기를 정중히 부탁 드립니다. 후원 요청을 처음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이런 말씀을 드리기 더 힘든 시기에 이런 요청을 드리는 것이 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 용기를 내어 말씀 드립니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들, 학부모들, 교사들, 강사들, 사회복지사들 등 다양한 사람들과 열심히 이야기 나누러 다니고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다양성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차별, 혐오, 폭력을 유지하는 시스템과 치열하게 싸우겠습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의 후원회원 띠(DDI)가 되어서 힘을 보태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지학 드림
l 띠(DDI)는 Defenders of Diversity and Inclusion의 줄임말로 ‘인간의 다양성과 인권이 존중되는 모두가 포함되는 세상을 만드는 인권옹호자가 되자’, ‘서로와 서로를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되자’, ‘나와 타인을 위해 서로에게 사회적 안정망이 되자’는 뜻으로 한국다양성연구소 후원회원의 이름입니다. |